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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덕후] 1월호,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갈아보자! (feat. 숫돌)

・ 덕질 :: hobbies

by 덕만이형 2023. 12. 3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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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계획들 잘 세우셨습니까?

10년째 새해 계획으로 다이어트를 적고만 있는 덕만입니다😏

2025년 저의 새해계획은 아이러니하게도 다이어트와 요리 배우기가 나란히 리스트에 올랐습니다.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뭐... 그런거죠 ㅎㅎㅎ










과거..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이 방송되던 즈음..

다양한 분야의 스타쉐프들이 ’요섹남‘으로 각광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당시 열심히 요리를 했었는데요, 맛도 맛이지만 아내가 좋아하는 모습이 좋아서 즐겁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뭐.. 저의 덕질은 8할이 적절한 도구를 사용함에서 오는 기쁨이므로 도구이므로

‘조리도구’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스텐팬에 빠져 칼에는 조금 소홀하곤 했습니다.









주방에서 사용하는 칼은 용도에 따라 모양이 다양한데요,

제가 처음으로 선택한 칼은 위의 그림에서 4번째 칼인 ‘산도쿠’였습니다.

산도쿠는 3가지 덕을 의미하는 삼덕(三德)의 일본어입니다.

불교나 유교에서 말하는 삼덕은 아니고,

육류와 생선, 채소 세가지 재료를 잘 다룰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연복 쉐프가 반짝이는 중식도로 마늘이나 새우를 패대기(?) 치면서 으깨는 걸 보고 있자면,

상남자에게는 중식도가 어울리겠다 싶었지만

초보인 저에게는 무난한 다용도 칼이 필요해서

쌍둥이社(행켈)의 산도쿠형태의 칼을 구입했습니다.









다시 요리에 취미를 붙여보려고 하니 가장 먼저 칼을 점검해야했는데요,

그동안 저의 몸뚱이만큼이나 칼도 관리가 안되어서 날이 많이 무뎌져있었습니다.

그래서 경건한 마음으로 직접 칼을 갈아보기로 하고 숫돌을 주문했습니다.

인터넷에 보면 다양한 종류의 숫돌이 있는데 가정에서 사용해 오던 칼이라면(깊게 이가 나간 게 아니라면) 중간 숫돌이라면 충분합니다.

저는 1000방과 3000방이 양면으로 붙어있는 숫돌을 주문했습니다.










칼을 갈기 전에는 대략 30분 정도 숫돌을 물에 담가두어야 한다고 합니다.

왜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저는 매뉴얼을 잘 지키는 편이므로 시키는 대로 합니다.










빨리돌린거 아님

오오~! 물에 넣자마자 숫돌 내부의 무수한 구명에 있던 공기가 나옵니다.

숫돌이 물을 머금고 있어야 열이 나지 않고 칼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갈린다고 하는데..

여하튼 시작하기도 전에 뭔가 될 거 같은 느낌입니다 ㅎㅎㅎ









자! 충분히 젖은 숫돌을 꺼냅니다.

숫돌이 밀리지 말라고 아래 행주 같은 걸 깔아야 한다고 하던데,

그럴 줄 알고 저는 고무 받침대를 함께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칼을 처음 갈아보는 저를 위해, 적절한 각도로 유지해 주는 가이드(사진 가장 왼쪽)도 함께 준비했습니다.
 
저걸 칼등에 끼우고 칼을 갈면 날의 각도가 너무 눕거나 서는 것을 예방해 줍니다.

중간중간 물을 끼얹어 주며 칼갈이를 시작했습니다.








역시.. 뭔가 처음 할 때는 시청각 자료가 필수죠!

유튜브 슨상님의 다양한 가르침을 미리 숙지해 두었기에 즐거움은 배가 되었습니다.

사극 같은 거 보면 대장장이들이 전설의 보검 같은 걸 갈다가 비장한 눈빛으로 칼을 들어 보이지 않습니까?

제가 딱 그런 심정을 느꼈습니다.

한쪽면을 갈고 손으로 만져보면 반대쪽과 달리 오돌토돌한 느낌이 사라지는 걸 느낄 수 있는데

이걸 ‘날이 선다’라고 하는 거 같습니다.











1000방 숫돌을 사용해서 날을 세우고 숫돌을 뒤집어 3000방으로 마감을 해줍니다.

확실히 초반이랑 달리 갈리는 소리가 부드럽습니다.

개인적으로 v자 홈에 칼을 넣어서 갈아내는 간이칼갈이를 싫어하는데

그 이유가 금속끼리 긁히며 나는.. 소름 돋는 소리가 싫어서입니다.

숫돌은 그런 거 없이 asmr 같은 쾌감을 주는 소리가 납니다.

어느 정도 감을 잡아서 리드미컬하게 칼을 갈아냈습니다.













생각난 김에 날이 많이 무뎌진 과도도 갈아냅니다.

아내는 ‘어쩜 저렇게 쓸데없는 거에 진심일까..’라며 저의 칼 가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갔습니다.

쳇.. 갈아놓으면 잘 쓸 거면서...

팔이 살짝 아파오며.. 기분 좋게 작업을 마쳤습니다.

결과를 기대하며 살짝 흥분이 되기 시작합니다ㅎㅎㅎㅎ










오오오~~~! 잘 잘립니다!

테스트를 위해 냉장고에 있던 방울토마토를 잘라보았습니다.

이제 멋진 ‘인생 중식도’를 하나 들여서 관리하며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저는 장인이 아니므로 도구가 중요합니다ㅎㅎㅎ

그리고 가사는 역시 장비빨 아니겠습니까~ㅋㅋㅋㅋ

칼을 뽑아, 토마토를 썰었으니.. 오늘 저녁엔 파스타 해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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